美·中 사이에서 ‘균형외교’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명나라와 청나라서 ‘실리외교’ 펼친 광해군두 지도자, ‘평화’ 기조로 사전에 ‘전쟁 방지’ 비슷야권에선 광해군 코스프레 중단하라며 압박
문 대통령과 ‘조선 제15대 왕’ 광해군이 외교 현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공통점을 보이는 건 일단 대외적 환경이 비슷해서다 .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놓고 초강대국 미국과 신흥강국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과거 광해군은 쇠락한 명나라와 신흥강국 청나라 사이에서 ‘관형향배(형세에 따라 판단)’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여건 때문이다. 비장의 묘수를 통한 ‘실리외교’를 구사한다는 점이 문재인 대통령과 광해군의 닮은꼴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과 광해군이 선보인 실리외교가 조명된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슈퍼위크 일정’이 한 몫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시작으로, 숨고르기 할 틈도 없이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한다. 빽빽한 일정 속에는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포함된 것. 이는 슈퍼위크라는 말이 나온 이유기도 하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진행할 한미-한중 정상회담에는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슈퍼위크를 통해 긍정적인 외교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균형외교’는 매우 촘촘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 가진 인터뷰 때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지난 9월 한미일 정상 오찬 땐 “미국과는 동맹국이지만 (일본은)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중국의 한미일 군사동맹 우려를 불식시킴은 물론, 미국과의 동맹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전문가들로부터 이끌어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를 중심추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현재까지 흐트러짐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 때도 한반도 원칙 관련 “첫째, 한반도 평화정착. 둘째, 한반도 비핵화. 셋째,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넷째,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다섯째,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균형외교는 과거 1600년대 광해군의 외교전략과 흡사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광해군은 명과 청나라 사이에서 철저히 실리외교를 펼쳐 조선을 외부 침략으로부터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광해군은 동맹국 명나라의 청나라 전투 파병요구에 ‘파병하되 전투를 피하라’는 명을 내린다. 이 때문에 청나라는 명나라를 제압한 후 광해군이 재위하던 조선을 공격하지 않았다. 상대방의 입장을 들어줌으로서 필요한 것을 최대한 얻어낸 셈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6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광해군의 실리외교와 관련 “두 지도자는 ‘실리’를 추구하는 점에서 비슷한 외교력을 선보이고 있다”며 “실제 야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을 비판할 때 ‘광해군 코스프레 중단’을 언급하지 않는가. 문재인 대통령 모습에서 광해군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에 정통한 설민석 강사는 지난 7월13일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광해군은 오늘날 실리외교의 강자로 재조명받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지구 반대편 미국의 영향까지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10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광해군의 외교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용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재평가를 내렸다.

뉴스웨이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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