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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생명과학, 임상실패 발표전 주요경영진 대거 퇴진···왜?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임상실패 발표전 주요경영진 대거 퇴진···왜?

등록 2019.07.01 07:34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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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리보세라닙’ 임상 실망에 이틀 연속 하한가알렉스 김, 김하용, 김성철 연이어 갑작스런 사퇴3월 물러났던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 대표로 복귀주주들 작년 주가급등때 스톡옵션 행사 차익 실현경영진 바뀌고 임상 실패 발표···조사 불가피할 듯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임상실패 발표전 주요경영진 대거 퇴진···왜? 기사의 사진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와 계열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이전 대표이사 출신인 김하용, 김성철 씨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이 임상 실패 발표 전 잇따라 퇴진하자 석연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28일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퇴하고 대신 그 자리에 당시 이사직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김하용, 김성철 씨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이들이 갑작스레 대표이사에 오르자 화제가 됐는데, 김성철 전 대표는 알렉스 김 이사와 같이 에이치엘비 자회사 LSK바이오파트너스(이하 LSKB) 대표이사직을 지내와 당초 에이치엘비의 주력인사로 꼽혀온 인물이다. 현재 에이치엘비의 바이오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또 김하용 전 대표도 에이치엘비에 10년 간 에이치엘비의 등기임원 인사로 있는데다 계열사 라이프리버의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어, 이들이 에이치엘비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에이치엘비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데에 있었다. 당시 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고 이들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했다.

이에 사측은 회사 공지를 통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펼쳐질 경쟁을 고려하면, 저보다는 신약개발 전문가로서 해당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총괄해온 김성철 박사가 에이치엘비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회사를 이끄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시켰다.

그도 그럴것이 진 회장은 바이오업계에 있어서 문외한이었고, 비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도 원래는 선박회사로, 아직까지도 여전히 선박부문이 대부분의 매출액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바이오회사로 부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조선업 불황에다 신규사업 운영자금 때문에 재정이 빠듯했는데 진 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LSKB 경영진으로부터 표적함암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찌됐던 에이치엘비는 새로운 두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에 대해 가까스로 투자자들을 설득했지만,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6월 10일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진 회장은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경우에는 김하용 전 대표가 사퇴하고 진 회장이 복귀했다.

즉 바이오산업에 좀더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던 회사가 몇 달 안 되서 대표이사를 다시 바꾸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아직도 이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여전히 의구심만 무성한 상황이다.

이들이 사퇴한 지 얼마되지 않아, 2주 후쯤인 지난 27일 에이치엘비의 진양곤 회장은 신약 ‘리보세라닙’이 임상 과정에서 목표치를 미달했다는 소식을 밝히게 된다.

전일 진 회장은 긴급 기업설명회를 열고 “리보세라닙은 플라시보 대조군 대비 더 좋은 OS 중간값을 보였고, 이는 기존에 허가받은 약물대비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통계적 유의성 분석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OS가 최종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결과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을 제외한 에이치엘비 주요 주주들(김하용 회)이 임원에서 물러나자 특수관계인이 해소되면서 이들의 보유 주식 수는 모두 현재 ‘-’로 표기돼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먼저 지난 5월31일 에이치엘비의 알렉스 김 이사는 임원 퇴임이라는 이유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92만4778주수가 모두 0으로 표기됐다. 이어 김하용, 김성철 전 대표도 지난 6월10일 각각 보유하고 있던 주식 7만5075주, 55만6989주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임상 결과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책임에서 회피하기 위해 돌연 임원직에서 사퇴한데다 주식 또한 모두 팔아치웠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이들의 주식 매각과 관련된 구설수는 작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같은 경우에는 고점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이들 세명의 임직원들은 총 547억원이나 이르는 차익을 얻기도 했다. 작년 연초까지만 해도 3~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한 때 14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를 드고 시장에서는 임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고점일 때 절묘하게 매각했다며 일부 비이냥거리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에이치엘비는 그간 야심차게 준비해 온 신약 ‘리보세라닙’이 임상 과정에서 목표치를 미달했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하한가로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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