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내수 앞지르며 증가세 두드러져경남 밀양에 신공장,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중국·동남아 시장 집중하고 美 메인 스트림 진출 눈 앞
17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브랜드는 올해 1분기까지 1조295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2012년 불닭브랜드 출시 첫 해의 매출은 75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6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3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분기만 해도 매출액이 9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내수 매출은 2017년 764억원에서 2018년 1095억원으로 뛴 이후 2019년도 1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해외 매출은 매년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2년 7500만원에 불과하던 해외 매출은 7년 만에 340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1분기는 670억원으로, 내수 매출 보다 약 2.5배 높았다.
2012년 일본, 독일, 뉴질랜드 3개국으로 수출의 첫발을 뗀 불닭브랜드는 2016년 매운맛에 도전하는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 열풍이 불며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2015년 불닭브랜드 매출은 661억원에 그쳤지만,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6년에는 1418억원으로 2배가량 올랐다.
불닭볶음면의 성공 요인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을 꼽을 수 있다. 불닭볶음면은 1년 동안 매운 소스 2톤과 닭 1200마리를 투입한 끝에 탄생했다. 출시 당시 ‘매운볶음면’이라는 제품군은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초기반응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맵다’는 인식 때문에 미지근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가 몰렸다. 불닭볶음면 도전 열풍으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튜브에서는 최근 해외 소비자들이 올린 ‘파이어 누들 챌린지’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전체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현재 전인장 회장, 김정수 사장 등 회사를 이끄는 오너가 부재하고 진종기·정태운 대표 체제임에도 승승장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83억원으로 무려 41.9%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양식품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4% 증가한 6490억원, 영업이익은 27.7% 오른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실수요와 가수요가 겹치면서 삼양식품의 수출 실적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5월 라면 수출 실적은 각각 6194만달러, 552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라면회사들의 수출 실적이 최고를 기록했던 2월 4263만달러, 3월 5207만달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삼양식품은 국내라면 수출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 상승이 점쳐진다. 삼양식품은 ‘제2의 광군제’라 불리는 중국 618행사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폭발적인 해외수요에 대응해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에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삼양식품이 새 공장을 짓는 것은 1989년 원주 공장 이후 약 30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3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이를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식품업계가 수출 물량을 만들기 위해 국내에 신공장을 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양식품은 밀양 신공장의 생산 품목을 수출용 제품으로 구성하고 생산라인을 자동화함으로써 해외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주력 시장인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히스패닉, 아시아계 마켓을 거쳐 메인 스트림에 진출하는 데에도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인 만큼 온라인 유통망을 안정화하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중국 내 삼양식품의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에 주력한다.
미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9.3%에 불과하지만,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계 인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불닭브랜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에서 25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최근 한류가 확산하고 K-푸드 인기가 부상함에 따라 월마트, 크루거 등 주류 마켓에 입점을 확대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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