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브랜드 리뉴얼로 해법 찾기 나서가능성 높은 점포에 투자 집중 매출 증가 기대현대百 '커넥트 현대'·롯데百 '타임빌라스' 출범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주요 25개 유통업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증가한 16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에서는 0.9%, 온라인에서는 16.5% 증가했다. 하지만 백화점(-0.1%)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국내 유통 생태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한 시대적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확산한 비대면 소비 문화가 완전히 정착하면서 온·오프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강세 속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결국 백화점 업계는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실적이 부진한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오는 지난달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백화점이 마산점 폐점을 결정한 것은 매출 부진 탓이 크다. 마산점은 지난해 매출이 740억원 수준으로 롯데백화점 32개 매장 가운데 매출이 가장 적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도 이달 영업을 종료한다. 현대백화점 부산점 역시 지난해 매출이 1521억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성장 가능성 높은 지점에는 투자와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백화점이 가진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매출 증가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과거 백화점은 명품, 의류, 화장품 등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백화점 공식을 탈피한 새로운 복합쇼핑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쇼핑뿐만 아니라 식사, 디저트 등 미식을 즐기기 위한 공간이자 로컬 콘텐츠와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점을 오는 7일까지만 영업하고 두 달간 재단장해 9월 '커넥트 현대'라는 도심형 복합몰로 선보인다.'커넥트 현대' 브랜드는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로,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로컬 콘텐츠와 체험형 공간, 정상가격 상품과 이월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복합 매장이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점에 이어 내년 오픈 예정인 충북 청주 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신규 점포를 포함해 커넥트 현대 모델 추가 확장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백화점 공식을 탈피한 새로운 복합쇼핑 공간인 '더현대'로 남다른 성과를 낸 바 있다. 점포명에는 '백화점'이란 단어를 지웠고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혁신적인 매장 구성 등을 앞세워 시험대에 올랐다. 2021년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됐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30일 수원점 이름을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했다. 타임빌라스는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새 브랜드로 백화점이 가진 프리미엄 요소와 쇼핑몰이 가진 다양성을 한데 모은 '컨버전스형 쇼핑몰'이다.
타임빌라스 수원 리뉴얼 이후 화성, 오산, 평택 등 수원 지역 외 고객도 불러모으며 광역 상권 고객 매출도 지역별로 무려 150~300% 가까이 뛰어올랐다. 롯데백화점은 수원 1호점에 이어 대구 수성구와 송도에도 타임빌라스 신규 점포 개점을 검토 중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고객들의 공간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앞서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등 큰 성과를 보여준 만큼 경쟁 업체들 역시 탈(脫)백화점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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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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