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을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군산조선소는 12일 도크(선박 건조대) 진수 이후 다음달 말까지 정리 작업을 거쳐 하반기부터 가동 중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물론 정치권까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면서 실제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을 경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대규모 실적 사태는 물론 전북 경제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잡으려는 유력 대권주자들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호남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모두 정부 지원과 함께 공공선 발주를 늘리는 방식으로 군산조선소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운영 당사자인 현대중공업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수 년째 지속된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데 경영 외적인 이유로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건립 이후 매년 10척 이상의 선박을 건조했지만 글로벌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급감하면서 현재 규모의 조선소를 운영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군산조선소 해결 방안으로 공공선박 발주를 늘리고 노후선박 교체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조성한 2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이용해 군산조선소에 일감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지역사회 역시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박펀드 지원을 통해 일감을 확보하면 군산조선소 도크 가동 중단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회사 측의 입장은 다르다. 군산조선소의 경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를 주로 제작하는 도크로 정부의 공공발주 대상인 군함이나 중소형 선박을 짓기 어려운 구조다. 또 정부 발주에 성공한다 해도 울산조선소 도크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군산조선소에만 물량을 배정할 경우 역차별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미 군산조선소에 근무하는 직원 600명에 대해 울산조선소 등으로 전환배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군산조선소 존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달 사업분할을 통해 비조선 사업부까지 분할한 상황에서 적자가 확실시되는 사업을 지속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 군산조선소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실제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설사 정부가 군산조선소 존치를 밀어붙이더라도 사업 개편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무작정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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