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李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죄송”첫날 수원 선영 찾은 뒤 한남동 자택으로 갈듯반도체 투자 등 현안 산적···삼성 사장단 회의 앞둬
이 부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7개월 간 수감생활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선 이 부회장은 간단히 소감을 밝힌 뒤 반도체, 백신 등 사업 계획 관련 질문에 별다른 언급 없이 제네시스 G80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 부회장이 석방된 것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정확히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첫 날 고 이건희 회장이 영면에 든 수원 선영을 찾고, 이어 서울 한남동 자택에 도착해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을 치른 뒤 12월에 49재 등을 지냈지만 올 들어선 선영을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동선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8년 2월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풀려났을 때는 이건희 회장이 입원해 있는 서울 삼성병원을 먼저 찾았다. 이 부회장은 당시 “빨리 회장님 뵈러 가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법무부의 보호관찰 결정으로 거주지에 상주하며 생업에 종사해야 하며 한 달 이상 국내·외 여행 또는 주거지를 바꿀 때는 미리 보호관찰관에 신고해야 한다. 형 집행 종료일로부터 5년간 취업제한 규정도 적용돼 정상적인 경영 활동은 다소 제약을 받게 됐다.
그럼에도 법무부가 해외 출장 등 삼성 측으로부터 사전 신고를 받고 허가를 내주면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업무 복귀를 앞두고 각 계열사 사장단 움직임도 빨라지게 됐다. 당장 다음주부터 전자 계열을 중심으로 각종 사업 현안을 재점검하는 회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일정에 대해 삼성전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문은 반도체 사업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는 중 삼성의 신규 투자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1위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도 커진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업무에 복귀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배터리, 백신 등 주요 사업부문의 과제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반도체는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투자와 관련해 조기에 결정을 지어야 한다는 게 선결 과제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 반도체 매출 1위인 미국 인텔이 올 상반기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투자 발표 시점을 앞당기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지 재계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전장, 5G 등 성장 사업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한 이 부회장의 결정도 조만간 나올지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의미있는 M&A를 반드시 추진한다는 계획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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