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급등 영향···매출 절반 고정 비용TV 의존도 낮추기 위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업계 빅4(GS·롯데·현대·CJ)의 합산 영업이익은 49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 합산 매출액은 4조7889억원으로 1.2% 줄었고, 합산 취급고는 17조1134억원으로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4사 중 CJ온스타일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년 대비 33% 줄어든 12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홈쇼핑은 18.5% 감소한 10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고, 현대홈쇼핑은 14% 감소한 1339억원을 냈다. GS샵은 13.9% 줄어든 1359억원을 기록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단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패션 등 고마진 상품 대신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의 판매 비중이 커지며 자연스레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약진 또한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업체들이 유선방송(SO)이나 IPTV 등 방송사업자들에게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일종의 자릿세 개념이다.
이 비용 부담이 매년 가중되고 있는 것이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홈쇼핑업계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234억원이다. 업계가 거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도 2조3000억원 규모의 송출수수료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20% 가량의 수수료 인상률이 점쳐지는 가운데, 업계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TV 의존도를 줄이겠단 방침이다. 이를 대신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모바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등을 통해 생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4월 모바일 NFT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한다. 자체 가상모델 루시와 가상패션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 콘텐츠를 실물 상품과 연계해 판매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메타버스 통합 플랫폼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디지털 사업부문 내 메타버스에 특화된 신기술과 서비스 도입을 맡은 메타버스 전담팀을 구성했다.
현대홈쇼핑도 미디어커머스 사내독립기업을 신설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고 발굴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더불어 메타버스와 NFT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인공지능(AI) 성우를 도입하고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늘리는 방식이다. 여기에 라이센스 브랜드 독자 사업화를 추진하고 모바일 상품군도 대폭 강화한다.
GS홈쇼핑은 GS리테일의 편의점 상품 등을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로 활용해 합병 시너지를 모색한다. 라이브커머스 제작 대행 서비스인 문래라이브 사업도 강화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에 힘을 싣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급증하고 있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TV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도약의 새로운 틀을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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