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 우리투자증권, 손태승 리스크에 영향 받나

합병 과정서 임종룡 회장 특혜 의혹 이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논란까지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선언한 우리투자증권(옛 우리종합금융)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과 관련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증권가에선 대주주 적격성 문제 발생 시 신사업은 물론 당분간 몸집 불리기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9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으로부터 3억원 상당의 대출이 실행됐다. 이는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금리는 연 6.5%이다.

해당 대출 건은 우리투자증권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상환은 대출이 발생한 지 4년 뒤 이뤄졌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대출 실행과 원금 상환 과정에서 불법이나 부당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 의원은 관련 대출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임에도 원금 상환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 보고되지 않았을 것이라 추정하며 "회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대출 실행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지만 금융당국의 검사 과정에서 대출 상환이 완료됐더라도 대출 실행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 과정에서도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종금이 증권사로 전환하려면 종합금융업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합병 과정에서 종금사 주요 사업인 어음발행 권한을 유지한 채 증권업을 추가했다. 증권사가 어음발행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 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에 정기 검사를 통보, 조사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지주 관련 리스크가 불거지자 증권가에선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도 전 사업 추진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가 밝힌 계획을 실천하기 어려워진다.

남 대표는 지난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에서 2027년에 2차 인수합병 추진과 함께 5년 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을 5조원 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었다.

또한 우리은행 벤처파트너스와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그룹 계열사가 이미 보유 중인 고객을 기반으로 상품 커버리지를 하나로 연결할 계획도 드러냈다. 최대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 조성도 언급했다.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 기존 계획대로 성장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모회사가 징계를 받을 경우 자회사도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라며 "제대로 삽을 뜨기 전에 구설에 오른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