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는 이날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주총에서 논의할 주요 안건으로 박재현 사내이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과 신규 이사로 박준석, 장영길의 선임을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대주주로서 그룹의 경영 방향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한미그룹은 안정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영상황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박재현 대표이사가 내부 갈등을 조장하고, 경영진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회사는 공문을 통해 "박재현 대표이사는 수장으로 모든 임직원을 아우르고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은 버려둔 채로 당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해 형사 책임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신약과 개량신약의 R&D 분야를 모두 선도하였던 한미그룹 명성이 예전 같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시장의 평가까지 더해지고 있는 지금 당사(한미사이언스)는 귀사(한미약품)의 최대주주로서 더 이상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공문을 통해 한미약품의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책임자를 해임하고, 그 자리에 경영 능력을 갖춘 인물들을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의 해임을 요구했으며,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을 새로운 이사 후보로 제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총 소집 절차를 지체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소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는 박재현 대표의 경영 방식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가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인사조치를 단행하며 조직의 안정성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OCI와 거래 추진 시에도 무리한 결정을 내린 전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회사의 핵심 역량인 R&D 투자 축소를 논의하는 등 한미약품의 장기적인 미래가치를 훼손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신동국 이사가 한미약품의 핵심역량인 R&D에 대해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자 박재현 대표가 '추가 R&D 투자는 필요없다'고 화답하는 등 한미의 DNA이자 회사의 미래가치를 담보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구성원은 물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논의를 대수롭지 않게 하고 있다"며 "R&D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 없는 대주주가 이런 발상을 하고, 또 마치 충성을 다짐하듯 대표이사가 이에 동조하고 있어 매우 참담한 마음이다. 이들은 당장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며 이사회에서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박재현 대표가 취임 후 독립 경영을 표방했으나, 결국 특정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한미그룹의 경영 철학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통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고, 그룹 내 경영 효율을 회복하기 위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9.27%)과 신동국(9.14%) 등이 있다. 나머지 41.59%는 기관 및 일반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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