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암연구학회 AACR, 제약사 총집결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등 연구 성과 발표신규 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최신 트렌드 확인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상반기 본격적인 학회·전시회 기간을 맞이해 SIR 2025, CPHI Japan, CRISPR MEDiCiNE, 두바이 더마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이달 2일까지 미국 내슈빌에서 개최된 'SIR 2025(미국 인터벤션 영상의학회, Society of Interventional Radiology)'에 참가해 속분해성 관절염 통증 색전 미립구 제품 'Nexsphere-F'(넥스피어에프)를 홍보했다. 회사 측은 해외 의료 전문가에게 제품을 소개했으며, 특히 인터벤션 영상의학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시장 내 판권 계약을 논의 중인 글로벌 대형 의료기기 기업과 넥스피어에프의 계약 조건과 미국 내 마케팅 전략에 대한 협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관계자는 "이번 SIR 2025 참가를 통해 넥스피어에프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미국 임상 및 파트너십 논의 등을 통해 조기에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11일까지 진행된 일본의약품박람회 'CPHI Japan 2025'에는 티디에스팜과 HLB펩 등이 참여했다.
경피약물 전달시스템 전문기업 티디에스팜은 중개무역 전문 협력사 케어플러스원(careplusone)과 공동부스로 참석해 의약품 중개거래 사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HLB그룹의 펩타이드 전문 기업 HLB펩은 일본 제약사, 연구기관 등의 해외 바이어와 펩타이드 신약 소재 공급 및 위탁생산(CDMO)을 위한 다수의 협의를 진행했다.
에스티팜은 이달 11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자 교정 치료제 전문 학회 'CRISPR MEDiCiNE 2025'에 참가해 신규 기술을 홍보했다. 3건의 포스터 발표를 통해 CRISPR 기반 RNA 치료제 개발에 있어 에스티팜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했다.
휴온스그룹의 휴메딕스·휴온스메디텍·휴온스바이오파마는 중동 두바이에서 지난 16일까지 열린 피부미용 전시회 '두바이 더마 2025'에 참가했다. 특히 휴메딕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히알루론산(HA) 필러 '엘라비에'의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시리아 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강민종 휴메딕스 대표는 "엘라비에는 이미 앞서 중동 바이어에게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깊은 신뢰를 받아왔다"며 "중동의 중요한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동시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AACR 2025, 국내 기업 각축전
이달 들어 밭게 이어진 학회·전시회 모멘텀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AACR 2025로 이어질 전망이다. AACR은 세계 최대 규모 암학회로 매년 연구자, 임상 의사, 환자 단체, 기업 관계자 등이 모여 암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주로 비임상·임상 초기 데이터 위주 발표가 이어져 글로벌 기술이전과 파트너십 논의가 시작되는 곳으로 여겨진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대웅제약,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가해 항암 신약 연구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으로 'YH32364(ABL104)'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이 발표하는 신약 후보물질 YH32364(ABL104)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T 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EGFR은 유전자 변이가 발생할 시, 종양 세포의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시켜 종양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이러한 특성에 따라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 중 하나로 개발되고 있다.
ABL104 포스터 제목은 '종양 의존적 4-1BB 활성화를 통해 강력한 항암 효능을 보여주는 EGFR 및 4-1BB 이중항체(YH32364 (ABL104), a bispecific antibody against EGFR and 4-1BB, demonstrates potent anti-tumor efficacy through tumor-directed 4-1BB agonism)'로, 오는 29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 유한양행은 자사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글로벌 제품명 라즈클루즈) 단독요법 임상시험인 '레이저301(LASER301)'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 없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발표 주제는 'EGFR 돌연변이 진행성 NSCLC에서 레이저티닙 치료 후 획득 내성 및 순환종양핵산(ctDNA) 클리어런스의 메커니즘'이다.
유한양행은 이와 함께 면역항암제 'YH32367'의 임상 1·2상 결과도 공개한다.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도입한 이중항체 기반 항암신약으로,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2형(HER2)과 T 면역세포 활성 수용체인 4-1BB를 동시에 타깃한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다 건수인 11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이번AACR에서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2건 ▲선택적HER2 저해제(HM100714) 2건 ▲MAT2A 저해제(HM100760) ▲SOS1 저해제(HM101207) ▲STING mRNA 항암 신약 ▲p53-mRNA 항암 신약 2건 ▲이중항체 플랫폼(펜탐바디) 기반 BH3120 2건 등 총 7개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도 대거 참석해 포스터 발표 내용을 설명하고 한미의 혁신 과제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표적항암 신약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제시하고, 표준 화학요법제와 병용 시 항암 효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연구 근거를 발표한다. 현재 난소암과 방광암, 소세포폐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백금 기반 또는 이리노테칸과 같은 화학요법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재발 또는 내성 유발 문제점이 보고되고 있다.
또 HER2 변이암에 대한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선택적HER2 저해제(HM100714)'의 중추신경계 종양에 대한 항암 효력과 엔허투 내성 극복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HER2 변이는 유방암과 폐암을 비롯한 여러 암종에서 뇌 전이 및 뇌수막 전이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이는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고 생존율을 낮추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이 작년 10월 첫 공개한 'MAT2A 저해제(HM100760)'는 이번 학회에서 PRMT5 억제제와의 병용 항암 효능이 공개된다. 회사에 따르면 MAT2A 저해제는 암세포의 대사적 취약성을 표적으로 삼아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난치성 암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신규 항암 파이프라인인 'SOS1 저해제(HM101207)'의 작용 기전, 약리 활성 등도 최초로 발표된다. HM101207는 신호전달 연쇄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중 가장 치명적인'KRAS'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돌연변이와 상관 없이 'SOS1' 단백질과 'KRAS' 간의 결합을 억제하는 새로운 SOS1 저해제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한미약품 연구진은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한 정밀의학 기반의 혁신 연구를 심화해 나가고 있다"며 "EZH1/2, 선택적HER2, MAT2A, SOS1 등 특정 암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고도화된 정밀치료의 실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3개의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며, 후보물질들에 대한 전임상 결과 등을 총 4건의 포스터로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하는 항암제 후보물질은 표적항암제 'DWP216', 면역항암제 'DWP217', 합성치사항암제 'DWP223'으로, 3종 모두 글로벌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DWP216은 TEAD1 단백질만을 정밀하게 겨냥해 NF2 변이 암종을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다. 이번 발표에서는 선택성 검증 결과와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가지는 물질에 대한 결과가 공개된다.
DWP217은 면역을 억제하는 효소인 아르기나아제(Arginase)를 억제해 면역 억제 환경을 개선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동물 실험에서는 기존의 아르기나아제 억제제보다 강한 효과를 보였으며, 종양 내 면역 억제 환경을 개선해 면역세포가 암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DWP217이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향후 PD-1 표적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 전략으로 개발될 가능성도 제시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WP223은 BRCA 돌연변이 암에서 생존 수단이 되는 DNA 복구 경로를 차단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전의 항암제다. 유방암, 난소암 등에서 발견되는 BRCA1/2 돌연변이를 가진 암종에 적용하는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새로운 계열의 정밀 타깃 치료제다.
동물 실험에서는 낮은 용량으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고, 기존 항암제(PARP 억제제)와 병용할 경우 50% 이상의 종양 축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중 감소나 혈액학적 독성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강점을 보였다. DWP223은 현재 전임상 개발이 진행 중이며, 2025년 임상시험(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STING 작용제 물질 'LCB39' 등 5개 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STING 작용제는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을 시도했으나 부작용 문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리가켐바이오는 구조를 바꿔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다양한 항암제와 병용 투여한 연구 결과를 추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네수파립(Nesuparib)의 위암 관련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이번 연구발표는 기존 PARP 저해제가 승인받지 못한 적응증인 위암에서 네수파립의 작용 기전과 항종양 효과를 검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초록을 통해 일부 공개된 위암세포 성장 억제 세포실험 결과에서 네수파립은 PARP 저해제인 올라파립 대비 28배, TNKS 저해제인 XAV939 대비 13배 높은 항종양 효능을 보였다. 동물 실험에서 네수파립 단독 투여군이 올라파립 단독 투여군보다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위암 표준 항암화학요법제인 이리노테칸(irinotecan)과 병용 투여 시 이리노테칸 단독 투여 대비 항암 효과가 더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파로스아이바이오가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 'PHI-501'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는 4종의 항암제 후보물질을 공개한다.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진행한 AI 활용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예측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보로노이는 4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VRN11' 초기 1a상 중간결과와 3개의 전임상 기타 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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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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