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책정하는 지분 가격 기준선 달라최근 공개매각 수준 가격 원하는 대상 이온그룹이 수용할 가능성은 미지수제 3자 매각으로 방향 틀 듯
일본 미니스톱이 한국 미니스톱의 2대 주주인 대상의 보유 지분(20%)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분 가격 협상이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다. 이온그룹이 대상의 조건을 맞춰줄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서로 생각하는 매각 가격의 기준선이 다르기 때문.
대상은 최근 공개매각 당시 수준에서 지분 매각가를 책정하길 원하고 .이온그룹은 현재 지분가치를 따져 가격을 제시할 게 뻔하다. 대상은 일본미니스톱에 지분 매각이 불발 될 경우 제 3자 매각도 염두에 두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20%의 매각 여부를 이온그룹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대상은 2003년 일본 이온그룹에 미니스톱(옛 대상유통) 지분 55%를 매각한 이후 꾸준히 나머지 보유분 20% 매각을 추진해 왔다. 주력사업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데다 해당 지분으론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상은 앞서 진행됐던 미니스톱 공개매각 당시 추이를 지켜보며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한국 미니스톱은 1997년 식품업체 대상이 설립한 ‘대상유통’이 모태다. 일본 미니스톱 브랜드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대상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사업이 어려워지자 2003년 6월 일본 미니스톱에 지분 55%를 넘겼다. 이후 15년간 나머지 지분 20%를 보유해왔다.
현재 미니스톱은 전국 2533개 점포를 갖고 있으며 국내 편의점 시장에선 5위에 머물러 있다. 일본으로 보내야 하는 로열티 부담 때문에 수익성도 다른 편의점에 비해 월등하게 떨어진다.
이온그룹은 작년에 대상그룹의 동의를 받아 한국미니스톱 전체 지분 매각은 시도했다. 대상은 조미료, 전분·당, 즉석편의식 등을 제조하는 종합식품회사로 그동안 미니스톱의 잔여 지분을 불필요한 자산으로 분류해 매각을 시도해왔기 때문에 일본 이온그룹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미니스톱 입찰에 롯데가 4000억대 중반대의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매각 작업은 불발됐다.
지분을 정리하지 못한 대상은 이번에 어떻게든 잔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상 입장에서는 최근 진행됐던 미니스톱 공개 매각이 불발로 끝난 것이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만약 공개매각 당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롯데에 미니스톱이 팔렸다면, 지분 20%에 해당하는 900억원 가량의 유동성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미니스톱의 공개매각이 불발로 그치자 대상이 독자적으로 해당 지분 매각을 검토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한국 사업 강화에 나선 이온그룹이 지분매입 의사를 밝히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2017 회계연도 기준 미니스톱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83억원이다. 여기에 최근 M&A 업계에 평균적으로 적용되는 가치산정 배수인 10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미니스톱의 지분가치가 383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앞서 공개매각 당시 롯데 등 우선협상대상자들이 3500~43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온그룹이 최소 600억원은 제시해야 대상이 지분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온그룹이 6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대상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상은 앞서 진행된 공개매각 당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롯데가 써낸 수준에서 지분 매각가를 책정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 가격에 사들일 곳은 없을 것”이라며 “제3자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데, 대상은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어 매입자를 쉽게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언 대상 대표는 22일 열린 대상주식회사의 65기 정기주총에서 한국미니스톱 지분을 이온그룹에 매각하는 사안에 대해 "계속 협상 중"이라며 "(매각 건에 대해) 계속 협상 중이며 조만간 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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