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사옥서 기다리던 경영진 인사 첫 메시지 “국민 기대 부응, 열심히 하겠다" “의미있는 M&A 반드시 추진” 입장도 밝혀
삼성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의 동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가석방 첫 날 일정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탄 제네시스 차량은 오전 11시께 서초사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주요 경영진과 인사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삼성 본사가 있는 수원사업장은 사업단 역할에 머물고 서초사옥은 주요 사업을 지휘하는 헤드쿼터 기능을 갖춘 만큼 이 부회장이 한남동 자택과 가까운 서초사옥에 먼저 들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서초사옥을 찾은 것은 출소 후 메시지처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경영 행보를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쳤다”며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업무 복귀는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약 7개월 만에 경영 복귀 시동을 거는 만큼 서초사옥에선 임직원들에게 근심과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곧바로 업무 상황을 파악하며 당장 다음주부터 경영 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서 고 이건희 회장이 영면한 수원 선영으로 이동할 수도 있으나, 오후엔 한남동으로 이동해 모친인 홍라희 여사 등 가족들을 우선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선영 참배는 주말을 이용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원 선영은 오늘 반드시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업무 복귀를 앞두고 삼성 각 계열사 사장단 움직임도 빨라지게 됐다. 당장 다음주부터 전자 계열을 중심으로 각종 사업 현안을 재점검하는 회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일정에 대해 삼성전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업무 복귀와 동시에 일주일 단위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삼성 합병·회계 의혹 재판은 여전히 경영 활동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업무에 복귀하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투자 부문을 우선순위로 챙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한 미국 파운드리 증설 프로젝트도 이른 시일 내 매듭지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전장, 5G 등 성장 사업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한 이 부회장의 결정도 조만간 나올지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의미있는 M&A를 반드시 추진한다는 계획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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