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기준금리 인하 은행들이 반영해야"일부 은행 이달부터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으나 은행들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기준금리가 내려오면 기본적으로 대출금리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을 해야 될 시기"라며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방향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를 독려했다.
이에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16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종전 2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전달 경로, 가산금리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은행법 개정안을 제출하며 가산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개정안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에 각종 보험료나 출연금 등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이재영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중은행과 간담회를 가지며 가산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권의 애로사항과 상생금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이 같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은 은행권이 지난해 9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11일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음에도 은행은 예금금리를 인하와 달리 대출금리는 올해 들어서야 소폭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0.05~0.30%포인트(p) 인하했으며 기업은행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가산금리를 각각 0.3%p, 0.2%p 내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달 2일 주기형(5년) 주담대 가산금리를 0.09%p 내렸으며 KB국민은행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15%p 인하해 연 3.83~5.23%로 책정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퍼스트홈론'의 우대금리를 0.1%p 올려 실질 금리를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반면 오히려 가산금리를 추가 인상한 곳도 있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를 0.3%p 인상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에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를 0.5%p씩 올렸으며 지난 21일에도 마이너스통장 가산금리를 0.3%p,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가산금리를 0.05~0.06%p 올렸다. 현재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4.85~5.91%, 마이너스통장은 5.66~6.52% 수준이다.
농협은행도 지난 18일부터 대출 차주의 부도율, 부도시 손실률 등 원가 요소 조정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0.1%p 인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속도 조절 차원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많이 올렸고 기준금리도 인하된 만큼 가산금리 인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은행이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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