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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자’ 박철완, 작은 아버지 박찬구에 반기 든 이유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①]‘비운의 왕자’ 박철완, 작은 아버지 박찬구에 반기 든 이유

등록 2021.02.01 06:00

수정 2021.02.02 16:29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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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고 박정구 회장, 금호그룹 재계 10위권 도약금호家 2세간 분쟁 발발때 박삼구 편 섰다 갈라져박찬구 회장 ‘낙동강 오리알’ 조카 박 상무 거뒀지만박준경 전무 경영승계 가능성에 ‘제 몫 챙기겠다’ 계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작은 아버지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부친 고(故) 박정구 회장의 이른 별세에 따라 경영승계 후순위로 밀려난 분노감과 여기서 비롯된 ‘제 몫 찾기’라는 시각과 2010년 금호家 형제의 난 당시 자신을 거둬준 삼촌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비등하다.

고 박인천 창업주가 설립한 금호그룹은 1남 고 박성용 명예회장과 2남 고 박정구 회장, 3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4남 박찬구 회장이 경영에 참여했다. 5남인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일찌감치 교육자로 종사해 왔다. 현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 죽호학원 이사장이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불편한 동거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박철완 상무는 2세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을 당시 박삼구 전 회장과 한 편에 섰다. 하지만 곧 박삼구 전 회장과 갈등이 불거졌고, 다시 박찬구 회장과 같은 편이 됐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평소 금호그룹 3대 회장이자 둘째 형인 박정구 회장을 존경해온 만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박철완 상무를 거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금호그룹은 2010년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았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화를 금호그룹에서 분리하는 대신 박철완 상무와 공동경영을 이어가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공동경영 초반에는 박철완 상무의 모친인 김형일 고문도 경영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완 상무는 그동안 박찬구 회장이 주도하는 금호석화 경영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공동경영 3개월 만에 채권단을 상대로 박찬구 회장의 독단경영을 고발하는 항의서한을 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 상무의 이번 반기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진 임원 인사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찬구 회장 장남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한 반면, 박철완 상무는 승진이 누락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이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상무보와 상무로 나란히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로 금호석화 차기 후계자로 박준경 전무가 낙점됐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박철완 상무 선친인 고 박정구 회장은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금호그룹을 재계 10위권에 안착시킨 인물로 평가 받는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을 세계 7위권의 업체로 도약시키는데 역할을 했다.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화 경영권을 노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른 가계들과 달리 든든한 지원군이 없어 승계에서 배제되고, 박찬구 회장이 공동경영 약속을 어긴 것에 분노한 박철완 상무가 결국 삼촌인 박찬구 회장에게 반기를 든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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