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2조 육박
삼성전자 55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워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IT주 ‘팔자’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금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총액에 13%에 달하는 수치로 올해 들어 11거래일 만이다.
외국인들의 매도 행진은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KAI) 블록딜을 제외한다면 지난달 2일부터 31일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긴 사례로 외국인이 2거래일 이상 순매도할 시 기존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전 기록은 2008년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로 33거래일이다.
이러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팔자세’는 국내증시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와 중국계 자금 유출에 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속도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면서 사우디계 자금 순유출 강도가 증가했다”며 “12월 중국계 자금 순유출은 2006년 6월 이후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한국주식의 매도압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유가하락과 위안화 약세는 그 자체만으로 매크로 리스크를 상승시켜 국내증시의 유럽과 일본계 자금유출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양국이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소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배경은 유가하락과 위안화약세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폭발적이다. 지난 18일 기준 올해 매도액은 5500조에 달한다. 이러한 기조는 꽤 오랜기간 이어져 왔다. 지난해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총 4조1500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주의 ‘팔자’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1004조3100만원), 삼성전자우선주(808조6900만원), LG디스플레이(547조3900만원), 삼성SDI(142조1400만원) 등이다.
이는 저성장에 접어든 IT업계의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IT주의 전성기를 이끈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하드웨어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며 중국 IT업체의 기술력 향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대만 업체들의 실적을 놓고 봤을 때 IT 수요 부진이 기존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며 “현재 재고 상황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요 회복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russa8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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