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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4대 시중은행 조직개편 키워드 '슬림화·디지털·내부통제'

금융 은행 NW리포트

4대 시중은행 조직개편 키워드 '슬림화·디지털·내부통제'

등록 2024.12.30 15:05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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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 악화 대비 조직 슬림화 통해 영업 집중1970년생 경영진 전면에···젊은 조직으로 탈바꿈내년 책무구조도 본격 시행···관리 체계 촘촘히

4대 시중은행이 불확실성이 높아진 금융환경 속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고 내년 준비를 끝냈다.

올해의 경우 운영 효율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점 조직을 슬림화하는 곳들이 다수 눈에 띄었으며 작년에 이어 디지털 조직 강화와 AI 전문조직 확대가 이어졌다. 또한 내년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내부통제 조직 고도화에도 힘을 줬다.

효율성 내세운 조직 슬림화···젊어진 경영진 주목


시중은행들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조직을 슬림화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특히 각 은행에서 1970년생 승진자를 다수 쏟아내며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조직 슬림화는 영업조직 강화와도 연결된다. 내년 이자 수익 감소에 대비해 본부 조직을 줄여 인력을 영업점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KB국민은행은 본부에 있는 관리·지원 업무조직을 효율화하는 등 조직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이를 위해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과감히 슬림화했다.

4대 시중은행 조직개편 키워드 '슬림화·디지털·내부통제' 기사의 사진

하나은행도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하는 등 본점 조직을 슬림화하며 영업 현장 지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본부조직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부행장급 임원자리도 대폭 줄였다. 부행장 정원을 23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11명이 물러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또한 시중은행들 각 분야별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최적임자를 경영진으로 신규 선임하며 평균 연령도 대거 낮췄다.

국민은행은 신규 선임된 21명 가운데 20명을 1970년대생으로 채웠다. 특히 금융AI 1센터장으로 선임된 김병집 상무의 경우 1980년대생, 금융AI 2센터장 이경종 상무는 1978년생의 '젊은 임원'으로 국민은행은 '젊고 역동적인 KB를 위한 발판' 마련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도 임기만료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해 대규모 인적 쇄신을 실시하고 본부장이 아닌 부서장이라도 파격적으로 임원으로 발탁했다. 특히 1970년생 이후 젊은 임원을 6명 기용함으로써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하나은행도 신규 경영진 23명 가운데 18명을 1970년대생으로 채웠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승진한 6명 부행장 중 배연수 부행장, 성시천 부행장이 1970년대생, 김선 부행장의 경우 1971년생으로 조사됐다.

외부 인재영입하고 부서 확대 개편···디지털 경쟁력 강화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며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 움직임도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인사에서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AI 경쟁력 강화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웠다. LG AI선임연구원 출신의 김병집 상무와 NC소프트 출신의 이경종 상무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생성형AI, 선행기술 개발 등 혁신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전행적 디지털 전략 및 정책 수립, AI 관련 역량을 집중하고 디지털 사업 영역에서의 혁신과 부서 간 시너지 창출을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해 디지털혁신그룹 내 '데이터본부'를 신설해 금융 빅데이터에 기반한 데이터·디지털 간 시너지를 확보하고, 손님 편의성 증대를 위한 금융의 디지털 혁신 과제를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별도 조직으로 역량을 키워온 디지털솔루션그룹을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솔루션본부의 디지털 기능이 고객솔루션 영역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플랫폼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는 영업환경에 대비해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를 강화했다. ▲WON뱅킹사업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WON뱅킹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기로 했다.

금융사고 리스크 줄여라···금감원 출신 줄줄이 발탁



올해 은행권에서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만큼 시중은행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에 공을 들였다. 더군다나 내년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 시행되는 만큼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금융사고 예방과 고객 관리를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올해 부당대출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관리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을 한층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이에 더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를 영입했다.

국민은행도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히 하는 동시에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을 더욱 강화했다. 아울러 인사평가항목에 내부통제지표를 신설해 정도영업형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내년 책무구조도 시행을 앞두고 금감원 출신을 상임감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이성재 전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를 신임 상임감사로 선정했으며 신한은행은 김철웅 금융보안원장(전 금감원 소비자권익보호 부원장보)을 상임감사 후보로 선출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각 은행의 조직개편은 내년 이자수익 감소 등에 대비해 영업 본부에 힘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면서 "영업 활성화에 집중하려면 본부 조직 슬림화가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영업 본부를 강화하고 고객 니즈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감독기관에서 근무했던 인물을 영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부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3자의 시각으로 조직을 평가할 수 있다"면서 "내년 책무구조도 시행에 대비해 금융당국과 소통이 중요해진 점도 은행이 금감원 출신 인물을 모시기에 나선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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