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책임자 기금운용본부장(CIO) 1년째 공석현재 실무 부서장이 본부장 직무대리직 ‘겸직’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고책임자 기금운용본부장(CIO)이 1년째 공석인 상황인데, 이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래 가장 오랫동안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 이 외에도 핵심 보직인 실장급 다수가 빈자리거나 직무대리, 겸직 등 ‘미봉책’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30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본부장 아래 1센터, 7실, 3개의 해외사무소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부장을 포함해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뉴욕사무소장 등이 공석이고, 현재 빈자리는 다른 실장이 겸직하거나 직무 대리 등 임시방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장급 인사는 영입에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데다 내부 발탁 역시 기금운용본부장이 1년 간 공석이어서 책임지고 인사를 주도할 사람이 없어 인사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는 운용전략실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자로 이수철 현 기금운용전략실장을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로 임용했다. 이수철 직무대리는 13일 돌연 사직한 조인식(해외증권실장 겸직) 전 직무대리에 이어 임시로 기금운용본부를 관리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수철 실장은 기금운용전략 수립과 다양한 운용경력을 갖춘 전문가로 글로벌 기금운용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국민연금은 이 직무대리를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처하고 안정적 기금운용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직무대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사직한 이후부터 1년간 조직을 이끌며 지난해 7.28%의 높은 기금운용 수익률을 내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최근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이 발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감사결과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직무대리는 내부 감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조사한 특별검사팀에 협조한 직원 등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공단이 새 기금운용본부장을 찾는 데 난항을 겪는 등 내부 조직이 흔들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중요 정책의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 시행이 한 차례 연기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8월로 연기한다고 해도 국민연금공단이 이때까지 기금운용본부장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 공고를 하고 지원서 접수를 시작했지만 선임까지 최소 두 달은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금운용위원들이 있는 만큼 기금운용본부장 없어도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도입 초기과정부터 기금운용본부장 없이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없다며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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